[서울퍼시픽안과 조준희 원장 의학칼럼] 매우 다양한 망막박리 원인, 의심 증상 있다면 서둘러 안과 찾아야
눈은 우리 몸에서 가장 중요한 감각기관 중 하나로, 외부 세계를 인식하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특히 망막은 눈의 뒤쪽에 위치해 빛을 감지하고 그 정보를 뇌로 전달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러한 망막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할 경우 시각 장애는 물론 실명에 이를 수도 있어 망막 질환이 의심될 경우, 최대한 신속하게 치료해야 한다. 다양한 망막 질환 중에서 망막박리는 진행 속도가 유독 빨라 단 며칠 만에 시력이 영구히 손상될 수 있는 ‘응급 질환’에 속한다.
망막박리는 말 그대로 망막이 안구의 내벽에서 떨어져 나가는 질환이다. 망막은 눈 속에서 빛을 감지하는 중요한 신경 조직으로, 카메라의 필름처럼 빛을 감지해 전기화학적인 신호로 변환하고, 이를 시신경을 통해 뇌로 전달한다. 만약 망막이 떨어지면 이 신경 조직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되어 결국 시각을 잃을 수 있다. 망막박리는 초기에는 별다른 통증이 없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시력이 급격히 저하되며, 방치할 경우 실명에 이를 수 있어 조기 발견과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망막박리가 발생할 때, 초기에 나타날 수 있는 주요 증상에는 비문증(눈앞에 떠다니는 점이나 실처럼 보이는 현상), 광시증(눈을 움직일 때 번쩍거리는 빛이 보이는 현상), 시력 저하, 시야 왜곡, 혹은 주변부 시야가 가려지는 현상 등이 있다. 특히 열공성 망막박리의 경우, 망막에 구멍이 생기면서 점차 박리가 확장되어 시야의 일부가 가려지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런 증상들은 모두 망막박리의 초기 징후일 수 있으므로, 이를 경험한 즉시 안과에서 진료를 받아야 한다.
망막박리는 여러 원인에 의해 발생한다. 10대, 특히 남성 청소년은 과격한 신체 활동으로 인해 눈에 과도한 충격이 전해져 망막박리가 진행될 수 있다. 고도근시인 경우에도 20~30대 젊은 나이에 망막박리가 진행될 위험이 높다. 고도근시 환자는 눈의 형태가 일반적인 경우에 비해 앞, 뒤로 길어진 상태로 망막과 같은 눈 내부 조직이 늘어나거나 약해져 박리가 일어날 수 있다.
50대 이후에는 대부분 노화로 인한 망막박리가 발생한다. 이 시기에는 고도근시나 당뇨망막병증, 고혈압, 백내장 수술 후 등의 원인으로 망막에 섬유 조직이 자라거나 액체가 고여 망막박리가 일어날 수 있다. 60대 이상에서는 활동량의 감소와 함께 망막의 노화가 진행되며, 이로 인해 자연스럽게 망막박리가 발생할 수 있다.
망막박리는 초기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방치할 경우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치료가 늦어지면 망막박리가 진행되어 시력을 회복하기 어려운 상태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망막박리가 발생하면, 박리된 망막을 제자리로 되돌리기 위한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초기에는 레이저 광응고술을 통해 망막박리가 진행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이 치료는 망막 열공이 생기거나 망막박리가 초기에 있을 때 사용되며, 박리가 진행되지 않도록 예방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이미 망막박리가 진행된 경우에는 수술이 필요하다. 유리체 절제술, 공막돌륭술 등의 방법을 통해 망막을 원래 위치로 복원하는 수술이 이루어진다.
망막박리는 조기 발견과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발견 시점에 따라 시력 회복의 가능성이 크게 달라지므로, 의심 증상이 있을 때 즉시 전문의를 찾아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고도근시나 노화, 당뇨, 외상 등 위험 인자를 보유하고 있다면 특별한 증상이 없어도 정기적으로 안과 검진을 받아 망막박리를 예방해야 한다. 방치하면 시력 손실뿐만 아니라, 최악의 경우 실명에 이를 수 있기 때문에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칼럼기고 : 서울퍼시픽안과 조준희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