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 렌즈가 뿌옇다면 선명한 사진을 기대할 수 없다. 백내장도 이 같은 원리다. 우리 눈에서 카메라 렌즈 역할을 하는 수정체가 뿌옇고 딱딱하게 굳어지면서 시야가 흐려지고, 시력저하 및 눈부심, 복시(겹쳐 보임) 등의 시력장애를 유발하는 질환이 바로 백내장이다. 백내장 초기에는 안약을 사용하여 경과를 볼 수도 있지만, 큰 효과는 기대할 수 없기에 결국 수술적 치료를 하게 된다.

백내장 수술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하는 수술로 집계되고 있다. 그만큼 발병율이 높지만 수술 후 예후는 좋은 편이다. 백내장 수술은 각막을 절개한 후 수정체를 둘러싼 얇은 막을 원형으로 제거하고, 혼탁해진 수정체 내용물을 초음파로 녹여서 제거한 뒤 남아있는 얇은 막 주머니에 개개인의 시력 도수에 맞는 인공수정체를 넣는 과정으로 진행된다. 일반적으로는 의료진이 직접 칼로 각막과 수정체를 절개하고 이후 초음파로 혼탁해진 수정체 내용물을 제거하는데, 최근에는 백내장 레이저치료 수술이라고 알려지면서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보통 백내장 레이저치료 수술이라 하면 수술의 전 과정을 절개를 하지 않고 레이저로 진행되는 것으로 오해하는 환자들이 많은데, 사실 그렇지는 않다. 백내장 수술 시 각막과 수정체를 일부 절개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한 과정으로, 이를 수술용 칼로 할 것인지 레이저 장비로 할 것인지의 차이일 뿐이다. 레이버치료의 장점은 장비를 이용하기 때문에 숙련된 의료진이 아니더라도, 정확한 절개가 가능하며 수정체를 미리 잘게 쪼개어 각막에 가해지는 스트레스를 낮출 수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레이저 장비와 함께  후 초음파 장비를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수술 중간에 자리를 이동해야 해서 수술에 소요되는 시간이 더 길어지고, 레이저로 각막을 절개하는 과정에서 각막 절개가 중심부로 들어가 난시 등 부작용 발생 가능성이 더 커진다.

또한 레이저 장비는 각막과 수정체를 절개할 때만 씌여지고, 이후 초음파 장비를 이용하는 과정은 여전히 의료진의 숙련도에 영향을 받으며, 숙련된 의료진이 수술용 칼로 절개하는 것과 레이저 장비를 이용하는 데에는 시력의 질적인 차이는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레이저치료를 병행할 경우 재정적인 부담도 늘어나는 것을 고려하면 백내장 수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의료진의 숙련도일 것이다. 

이에 백내장 레이저치료에 먼저 관심을 두기보다는 내게 어떠한 방법이 더 적합한지 신중히 따져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

백내장 수술의 대다수는 50대 이상의 고령 환자들이다. 이들은 노화로 인해 수정체뿐 아니라 망막과 다른 구조물들이 약해져 있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숙련되지 않은 의료진이 망막에 대한 정밀진단을 소홀히 한 채 백내장 수술부터 했다가는 수술 후에도 여전히 시력이 개선되지 않고,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망막질환이 더 심각해질 수 있다. 따라서 백내장 수술을 고려하고 있다면 망막 전문의를 찾아 정확하게 검진받고 적합한 수술을 결정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다.

도움말 : 서울퍼시픽안과 배소현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