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은 물체를 볼 수 있는 조직으로, 삶의 질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런데 전자 기술 발달로 인해 스마트폰, 태블릿과 같은 전자기기가 대중화되면서 눈 건강 유지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런 생활 습관으로 인해 안질환에 쉽게 노출되기 때문인데, 문제는 안질환 특성상 소리 소문 없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초기에는 인지하지 못하다가 이상 증상을 느끼고 그제야 안과를 내원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안질환 중에서도 망막열공은 조속한 치료가 필요한 응급질환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미리 파악할 필요가 있다.

망막열공이란 유리체 액화에 의해 망막에 구멍이 생기는 질환을 말한다. 유리체는 안구 내부를 채우는 젤리 같은 투명한 구조물로, 노화에 의해 유리체 일부분이 수분과 섬유질로 구분되는 유리체 액화가 진행되기 쉽다. 액화가 진행되면 유리체가 물처럼 변형되면서 망막을 잡아당겨 찢어질 수 있다. 이때 망막열공이 일어나며, 망막에 구멍이 생기면서 시야를 제대로 확보하기 어렵다.

문제는 망막열공이 나타나는 즉시 이상 증상이 나타나기보다는 서서히 진행되면서 현상들이 하나씩 발병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눈앞에 빛이 번쩍거리는 광시증, 눈앞에 날파리가 날아다니는 듯한 비문 등의 증상이 초기에 나타날 수는 있으나 정도는 미미할 수 있다.

만일 치료 시기를 놓치면 안구 내벽으로부터 망막 분리가 일어나는 망막박리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망막박리로 인해 망막이 손상되면, 최악의 경우엔 실명에 이를 수 있어 가능한 망막열공 상태에서 신속히 대응해 줘야 한다.

이런 특징을 지닌 망막열공의 원인은 아직 뚜렷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통상적으로 특별한 이유 없이 발생되거나 악화된 근시로 인해 망막이 얇아지면서 생기는 편이다. 또한 망막 주변부 변성, 백내장 수술, 외상 등의 이유로 나타나기도 한다. 그러므로 노화가 진행되는 40대 이상부터는 특별한 증세가 없다고 해도 주기적으로 안과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만일 망막열공이라는 진단이 내려졌다면 일반적으로 망막열공 레이저치료를 실시한다. 다만 모든 경우에 레이저치료가 가능하진 않아 구멍의 크기가 작고 주변 망막이 많이 떨어지지 않은 초기 상태에서 시행하는 편이다.

레이저치료는 1회 치료로도 경과가 좋은 편이지만 망막열공이 여러 군데 생겼거나 눈 속에 출혈 등이 같이 생겨 한 번에 적용하기 어려운 경우라면 2~3회 걸쳐 치료를 받아야 할 수도 있다. 또 이 치료는 이미 생긴 구멍을 메우는 방법이 아닌 2차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한 일종의 예방치료이기도 하다.

예방치료를 하지 않으면 망막박리로 진행되면서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고, 좋은 예후를 장담하기도 어렵다. 그래서 구멍을 완전히 메울 수 있는 치료가 아니더라도 상태가 더 악화되는 경우를 막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레이저 치료를 제대로 진행했다면 망막박리로 이어지는 경우는 극히 드물며, 2차 합병증을 막는 데 상당한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적기에 받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레이저 치료를 받았다고 해서 안심해선 안 되며, 추후 치료를 진행하지 않은 곳에 다른 변성이나 열공이 생길 수 있어 정기적인 망막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이처럼 망막열공은 특정된 발병 연령과 성별에서 생기는 질환이 아니다. 따라서 가족력이 있거나 눈에 피로를 주는 습관을 반복하는 경우, 40대 이상이라면 예기치 못한 상황을 대비해 검진을 꾸준히 받고 눈 건강 관리에 힘쓰는 것이 좋다.

(글 : 서울퍼시픽안과 배소현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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