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세 남자 분이 다른 안과에서 백내장 수술을 받던 중 본원으로 급하게 의뢰되었습니다. 이 분은 백내장 수술 중 섬모체소대가 손상된 것이 발견되어, 해당 안과에서는 수술을 마무리할 수 없었기에 본원으로 의뢰되신 것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섬모체소대라는 것은 무엇일까요?

먼저 백내장은 눈 속에 있는 수정체라는 투명해야 할 조직이 뿌옇게 흐려지는 질환입니다. 수정체는 수정체낭이라는 얇은 막에 둘러싸어 있고, 이 수정체낭은 섬모체소대라는 일종의 지지대에 의해 눈 속에서 제자리에 고정되어 있습니다. 

통상적으로 백내장 수술은 수정체낭 안에 들어있는 백내장을 제거한 뒤, 비어있는 수정체낭 안쪽 공간에 인공수정체를 삽입하게 됩니다. 그런데 수정체낭이나 지지대인 섬모체소대가 손상된 상태에서 인공수정체가 들어간다면 안경다리가 부러진 것처럼 인공수정체가 엉뚱한 자리로 이탈되어 제대로 볼 수 없는 상태가 됩니다. 

본원에 내원 당시 백내장 수술이 채 마무리되질 않아, 눈 속에 백내장 조각들이 산재해있는 모습입니다.

이에 내원 당일 응급수술을 진행하여 남아있는 수정체 조각들을 제거하고, 인공수정체를 눈의 흰자인 공막에 고정하는 인공수정체 공막 고정술을 시행하였습니다. 수술은 잘 마무리되어, 수술 후 2달째 인공수정체는 제자리에 잘 고정되어 있고, 오른쪽 눈의 시력은 1.0으로 잘 회복되었습니다. 

 안타깝게도 섬모체소대의 손상은 수술 전 검사에서는 발견이 어려운 경우가 많아, 이 분처럼 수술을 받는 도중 확인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런 경우 일반적인 백내장 수술법으로는 마무리할 수 없기에, 인공수정체 공막 고정술 등의 추가적인 조치가 필요합니다. 아무래도 일반적인 백내장 수술에 비해 고난도의 수술 기법이 필요하기 때문에 보통 망막 전문의가 수술을 집도하므로 망막 전문 병원이 필요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