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면 노화로 인해 신체 이곳, 저곳의 기능이 점점 저하된다. 평소 사용량이 많은 눈은 다른 부위에 비해 노화가 빨리 진행되고 백내장을 비롯해 다양한 노인성 안 질환이 발생해 시력을 저하시킨다.

백내장은 수정체가 노화되어 불투명하게 변하며 시야가 흐려지는 질환이다. 마치 안개가 낀 것처럼 시야가 가려지기 때문에 일상생활의 어려움이 점점 커지다가 결국 실명에 이르게 된다. 또한 백내장이 진행될수록 수정체가 단단하고 두껍게 변하기 때문에 주변 조직에 영향을 미쳐 여러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다.

초반에는 약물치료로 진행 속도를 늦추어 수정체의 수명을 연장할 수 있지만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로 심해진 경우에는 수정체를 제거한 뒤 그 자리에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백내장 수술이 필요하다.

배소현 서울퍼시픽안과 원장은 백내장 수술의 성패는 환자의 상태에 잘 맞는 인공수정체를 제대로 선택해 제 자리에 정교하게 삽입하는 데 달려 있다고 강조한다.

그에 따르면 인공수정체의 종류는 무척 다양하기 때문에 개개인의 안구 구조와 눈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하여 적절한 제품을 선택해야 한다. 그래야 인공수정체의 크기로 인한 합병증의 발생을 막을 수 있으며 수술 후 시력을 제대로 되찾을 수 있다.

백내장 수술 후 관리 방법도 중요하다. 백내장 수술은 그 특성상 고령인 환자들이 많이 받는데 전신 건강 상태에 따라 수술 후 감염이나 합병증이 생길 위험이 높아진다.

배 원장은 “따라서 수술을 받은 뒤 약 1주일 정도는 눈에 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며 “이미 전신 질환으로 면역력이 약한 상태에서 외부의 이물질이 수술 부위에 침투할 경우, 염증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와 관련 수술 후 한 달 정도는 외부 감염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찜질방, 목욕탕, 수영장 등 외부 감염이 생길 수 있는 장소를 피하는 것이 좋다. 음주나 흡연도 회복 속도를 느리게 하며 염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삼가야 한다. 눈에 충격이 가해지면 인공수정체가 움직이거나 훼손될 수 있으므로 눈을 비비거나 안압을 높일 수 있는 행위는 자제해야 한다. 처방받은 안약을 반드시 정해진 시간마다 용법과 용량에 맞추어 꼬박꼬박 투약해야 한다.

배소현 원장은 “백내장 수술이 아무리 정교하게 잘 됐더라도 수술 후 관리가 잘되지 않으면 시력 회복의 속도가 더딜 수밖에 없다”며 “만일 감염 등이 생긴다면 수술로도 고칠 수 없는 영구적인 시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의료진의 지시에 따라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마다 다르긴 하나 수술 후 한 달 정도가 지나면 일상생활 속 불편함은 많이 개선된다. 늦어도 2~3개월이면 수술 후 변화에 적응하게 된다”며 “하지만 시력이 회복됐더라도 방심해서는 안 된다.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통해 인공수정체가 정상적으로 자리 잡았는지, 흔들리거나 뒤틀리지 않았는지 주기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